(펌) 엄마의 빵

(펌) 엄마의 빵

비브라고 29 1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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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잊을 만하면 
엄마가 거듭 거듭 말하던 빵집이 있었다. 
 
듣자니,
그 빵집은 사람이 수없이 와서
언제나 갓 구운 빵을 살 수 있을뿐더러, 
 
그 누구도
가게 앞을 절대 지나칠 수 없을 만큼
늘 묵직하고 짙은 빵 굽는 향이 난다고 했다.  
 
단연코, 엄마가 일생동안 먹어본 
빵 중 ‘이런 빵은 없었다!’ 싶을 정도로 
맛있었기에 언젠가 꼭 사다주겠노라
약속했다.  
 
그리고 기대하던 그 날이 왔다.
엄마는 회사근처 빵집에서 구매했다는
그 빵을 자랑스러운 듯 우리에게 
내밀었다. 
 
하지만, 그 빵을 보자마자,
나와 동생은 일순간 정적!
그야 말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엄마, 이거 진짜 그 빵집에서 산거 맞아?” 
 
엄마가 건넨 빵은 소보로였는데, 
익숙하고 흔한 로고가 봉투 앞에 
떡 하니 붙어있었다.  
 
“응! 빨리 먹어봐, 정말 맛있어” 
 
이 빵이라면, 나도 일생동안 적어도
서른 번 이상은 먹어본 빵인데..
그래도 혹시나 해서 반신반의하며
한 입 베어 물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먹어본 맛과 
단 1%도 다르지 않은 이미 먹어본 
익숙한 그 맛이었다. 
 
“엄마! 이거 체인점이잖아
이거 우리 집 앞에도 있어 
맛 똑같은데? “ 
 
“아니야, 거기랑 다르다니까
여기 빵은 진짜 맛있어“ 
 
정확히는 잘 모르겠지만, 
아마도. 
 
엄마가 일생토록 
단 한 번도 먹어본 적 없는 맛을 품었다는
그 빵은  
 
나는 모르고, 엄마만 기억하는
그 어느 날
지치고 허기졌던 엄마의 
마음을 달래주었나 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런 것 하나쯤은 누구에게나 있지 않을까? 
 
어느 슈퍼에 가든 살 수 있는
캔 커피가 누군가에겐 
옛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가 되기도 하고,
아침마다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익숙한 그 버스가 설레는 장소가 되기도 한다.  
 

당연한, 
익숙한,
흔한, 모든 것들은 
스토리가 더해지면 특별해진다.  
 
또, 아이러니하게도 
남들이 공감하지 못할수록,
더욱 특별해진다.  
 
 
엄마의 빵처럼_ 
 
좁은 방에 꾸역꾸역 넣어
이고 지고 살고 있는
오래 된 내 책상처럼_ 
 
혹시
다른 이들은 이해하지 못해 
더 특별한 물건 있으신가요?  

 

 

 

 

- 다음 '카카오스토리' 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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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Lv.1 ㉯㉶㉳㉳㉱㉪  비회원
0 (0%)
29 Comments
아웃사이더 17-05-09 09:17
더 특별한 아이는 있지요...
여기에
저기에
거기에
요기에....
㉯㉶㉳㉳㉱㉪ 17-05-09 19:12
남들은 몰라도 자신만 기억하는
그 어느 날
지치고 허기졌던 나의 마음을 달래주었던 아이.


제 맘속에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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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방중독 17-05-09 09:38
나에겐 당연하고 익숙한것이 타인에겐 특별한 추억을 떠올리게 할 매개체라는거 동감합니다 ㅎㅎ
㉯㉶㉳㉳㉱㉪ 17-05-09 19:15
특히나 키방 달림이라는 것이 그렇습니다.

남들에겐 그저 스쳐지났던 평범한 아이가

내가슴엔 오래오래 머무는 경우.. 중독님도 당연 있으시지요?  ^^
키방중독 17-05-09 21:33
없을 수가 없죠 ㅎㅎ
간통상습범 17-05-09 10:40
급 떠오른생각
모두가 내상이라할때 저만 초특급슈퍼울트라개즐달^^;;
㉯㉶㉳㉳㉱㉪ 17-05-09 19:16
헑..

내상녀가 초특급 즐달녀로??

그건 초특급슈퍼울트라개훈남들만 가능한건데욧!!!!
친구사이 17-05-09 21:25
외국 그 아이.. 남들은 모르지만
저한태 특별한 아이죠.. ㅎㅎ
전  인기 에이스 보단  가까이 자주 볼수있는
그런 아이가 좋고여    오텡 도 추억이 많고여 ㅎ
저희 나이 때  빵 과자 등등.. 추억.. 특별한
것들 다들 있겠지요.. 

그런  의미로 오텡  만원으로. .
㉯㉶㉳㉳㉱㉪ 17-05-09 21:29
이제 기억 다 났어요 ㅎㅎㅎ

아이다 얘기 하시는거죠? 외국 아이??


제가 기억해냈으므로 오텡은 3만원 킵입니다 ㅋㅋㅋㅋ
친구사이 17-05-09 21:40

내가 왜그래쓸까..
㉯㉶㉳㉳㉱㉪ 17-05-10 20:12
회장님은 뛰셔봤자 제 손바닥이오니..

포기하시고 오텡살 돈 3만원은 월급에서 미리 빼두시기 바랍니다 ㅋㅋㅋ
친구사이 17-05-10 22:30


몰래 ㅋ
우연 17-05-10 13:55
제 마음을 자꾸 건드려주시는 비브님은 이곳에서도 똑같이 계셨군요ㅎㅎ
㉯㉶㉳㉳㉱㉪ 17-05-10 20:11
저도 남자는 무쟈게 시러라 합니다 ㅋ

태생이 그렇습니다.

제가 뭔 상남자일거라고.. 그래도 남자는 싫습니다!!


근데, 사이트 활동을 하다보면..

요상하게도 가끔 마음을 쿡쿡 건드리는 글이 있고,

그걸 쓴 분은 고추가 달린 분이더군요 ㅋㅋㅋㅋ

그래서 언제부턴가 천정명이 참 좋아라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어떤 분들은 염장의 대가 라고 하시던데, 제가 보기엔 로맨티스틉니다!! 
우연 17-05-10 23:07
정말 감사한 말씀이고,

맞는 말씀이라고 받아들이고 싶은데...

중간에 있는 천정명 뭐시기만 제발 지워주십쇼ㅠ

저 멀리 보내지 마세요ㅠㅠ

요 동네에서 유일하게 저를 본 사람이 마침 한명 있군요.

그 아이가 퇴근길에 덧글보고 빵터질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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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17-05-11 00:38
여기서 진실을 밝히면되는건가요
㉯㉶㉳㉳㉱㉪ 17-05-11 01:16
잘한다 자기!! 으쌰으쌰!!
자기 17-05-11 01:18
어디까지 밝히면되는거야!!

Congratulation! You win the 31 Lucky Point!

㉯㉶㉳㉳㉱㉪ 17-05-11 01:20
정명이님이 초훈남인거만 인증해주면 됩니다.
자기 17-05-11 01:22
그건 이미 소문이 자자하던데..

굳이 인증안해도 될거같아요
우연 17-05-11 09:01
저도 슬프지만..ㅠ

초훈남이 아니라서 자기도 도저히 인증불가!!
㉯㉶㉳㉳㉱㉪ 17-05-11 01:23
오케이~!!

넌 거기까지!!!



(거기까지님 댓글 다실거야 기다려봐..)
자기 17-05-11 01:24
응!! 오빠는 오늘도 여기까지~

(거기까지님 안오신다에 한표..)
우연 17-05-11 09:02
이 두사람 신고 가능한가요..
우연 17-05-11 09:00
더도말고 덜도말고 딱 사실 그대로만 밝혀주면 되지

장미, 아니 자기야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나좀 살려줘ㅋㅋ
자기 17-05-11 10:50
옛정을 생각해서 안살려주면 안되~나~?
우연 17-05-11 10:56
문득 드는 생각이..

별로 나 안살려주고 싶을거 같긴하다


우리 만납시다
자기 17-05-11 11:07
그~럼 안살려주지!

안만날거야 도망다닐거~야
우연 17-05-11 11:16
넌 삐지는건 취미 없는줄 알았는데,

삐졌었네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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