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1. 야상곡(夜想曲)

[펌] 1. 야상곡(夜想曲)

비브라고 9 167

 

 

 

 

 

 

 

차마 꽃을 꺾어서 품에 넣어갈 수 없기에 항상 그 자리에 두고 바라보며 아껴야 하고

 

행여 세차게 부는 바람에 밤새 꽃이 꺾일까봐 뜬눈으로 밤을 지새우게 만들어, 그대는..

 

영원히 봉인해두리라 다짐했던 이 사연깊은 이름을 다시 세상에 꺼내놓게 했지 - 잡고싶은꽃이생겼다 -

 

 

 

 

밤이슬이 꽃잎에 맺혀있던 어떤 날, 나는 우울한 창가에 커피잔을 들고 서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어

 

지금쯤 그대는 무얼하고 있을까, 아픈데는 없을까, 끼니는 챙겨가며 지내고 있는 것일까..

 

조금만 피곤해도 그대를 아프게 하는 그 통증(痛症)들은 오늘같은 밤, 내 바램대로 잔잔히 있어줄까..

 

 

 

 

가끔 안개처럼 마음이 비어있는 시간에 머릿속이 하얀 그런 시간에,

 

그대는 어쩌면 내 생각을 조금이라도 해줄까 - 마치 내가 그러한 것처럼 - 밥은 먹었는지, 어떤 일로 바쁘게 지내는지.

 

그런 소소하지만 가슴 벅찬 감정들로 난, 내게 주어진 찰나의 시간들을 온통 그대 색깔로 물들이고 말았어

 

 

 

 

 

 

 

보 고 싶 다 .. 

 

보 고 싶 다 ..

 

보 고 싶 다 ..

 

 

이렇게 세번을 되뇌이면 간절한 마음이 바람을 타고 그대에게로 날아가 닿을 것 같아

 

잠깐 환기하려 열어둔 오피스텔 창문에 이는 작은 바람에 문득 그대가 내 마음을 느낄 수 있으려나..

 

다른사람 만나러 간다 말하고 일어섰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흥-' 예쁜 질투라도 살짝 내게 보여주려나..

 

 

 

 

그랬으면 좋겠다는 말이었어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그대에게 했던 그 이야기들은 사실 그래주었으면 좋겠다는 내 욕심의 반어법.

 

그 욕심들을 거꾸로 뒤집어 그대에게 보여주고 싶은 내 스스로의 처절한 연민이자 그댈 사모하는 마음.

 

정해진 시간과 공간, 그 감옥같은 곳을 벗어난 때에도 여전히 그대가 날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터무니없는 욕심까지..

 

 

 

 

노여워하지 않아서 섭섭했고, 가로막지 않아서 서글퍼했어

 

하릴없는 기약만 남겨두고 먼 길을 떠나는 사람처럼 참담한 마음에 뒤를 돌아보고, 또 돌아보고

 

뒤돌아서면 금새 그리운 그대는 촛불에 일렁이는 그림자처럼 흔들리던 내 뒷모습을 말없이 지켜보았지

 

어떤 마음으로 그대를 생각해야 하나.. 그대가 내게 했던 말처럼 '그저 이 순간만 좋은 사람'으로? 고민했었어 

 

 

 

 

내겐 더없이 아름답기만한 그대야

 

부디 기다려주길 바래, 처음의 그 약속들 내가 잊지 않고 있을테니.

 

그대 아름다움에 풍덩빠져 죽는 한이 있더라도 내 갈 길은 그대에게로 정향(定向)되어 있음을,

 

경도(傾倒)하는 마음이 깊어져 결국 우려했던 끝이 온다하더라도 내 두려워하지 않고 기어이 감내(堪耐)할 것임을.

 

 

 

 

오늘, 초여름의 밤은 까맣고 단단하게 여물어만 가는데

 

사랑스런 그대가 곁에 없는 순간들이기에 내 가슴은 마치 불씨남은 양초처럼 무르기만 하다

 

 

 

 

야상곡(夜想曲).

 

보고싶은 그대를 떠올리며 흥얼거리기엔 그 곡조(曲調)가 너무 구슬프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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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Lv.1 ㉯㉶㉳㉳㉱㉪  비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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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Comments
아웃사이더 17-04-03 08:15
정해진 시간과 공간, 그 감옥같은 곳을 벗어난 때에도 여전히 그대가 날 생각해 주었으면 하는 터무니없는 욕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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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제는 저마저 이런 것을 서서히 버리고 있네요.
㉯㉶㉳㉳㉱㉪ 17-04-03 14:31
제가 욕심만 많은 탓인지도 모르겠습니다 ㅎㅎ..

벌써 3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저 글을 쓴지가..

흥덕 최고 미남께서 저런 컨셉 버리시면 안됩니다~~!!
회색머신 17-04-03 11:05
녹턴(Nocturn)

그 동안 잘 지냈나요 먼저와 기다렸어요
꼭 다문 그대 입술이 왠지 오늘 더 슬퍼 보여
무슨 일 있었나 봐요 초조해 숨이 막혀요
떨리는 그대 눈빛에 자꾸 눈물이 흘러 내려요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 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꿈은 여기까지죠 그 동안 행복했어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헤어지기엔 아름답죠 그렇죠

이미 나는 알고 있어요 어떤 말을 하려 하는지
미안해 하지 말아요 그대가 잘못한 게 아녜요
사랑 하나로 그 모든 비난을
이길 순 없겠죠 안 되겠죠
괜찮아 울지 말아요
우리가 잘못한 게 아녜요
대답해봐요 그럴 자격이 없는
사람들의 말 따윈 믿지 마요

꿈은 오늘까지죠 운명에 우릴 맡겨요
꽃잎이 흩날리네요
내사랑 그대 이제 나를 떠나가요

요게 궁합이 맞을진 모르겠지만....
생각나서 끄적거려 봅니다~
㉯㉶㉳㉳㉱㉪ 17-04-03 14:35
또 하나의 야상곡, 감사합니다 ㅎㅎ

김윤아의 야상곡만큼 이은미의 녹턴도 좋아하는 노래입니다 ^^

3년전의 이야기, 그 때의 후기를 이제와서 <펌>글로 올리려니

뭔가 가슴이 짠하네요, 제 스스로.. ^^;;

욕 많이 먹었지만 그래도 잘 견뎌왔구나.. 싶습니다.


회고수님, 시간 잔뜩~ 내셔서 한번 내려오세요.

식사도 같이 하고, 뭔가 헤롱옵과의 썸(?)을 능가하는

대기록에 우리, 도전해보아요~ 물론, 흥차횽님이 질투하시겠지만요 ㅋㅋㅋㅋ
회색머신 17-04-03 16:26
비브님이 욕먹을 일이 있나요? 시기, 질투, 모..그런것들?
암튼, 보통은 지난글을 다시보면 민망하기 그지없는데...
비브님글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감정선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담번에는 꼭 일찍 가겠습니다.:)
맛난 식사에 맛난 커피에~~~
우리 알콩달콩 꽁냥꽁냥한 시간 만들어 봐요~~~o(^▽^)o
㉯㉶㉳㉳㉱㉪ 17-04-03 21:22
레드카펫 깔아두고 기다리겠습니다 ㅎㅎ

일부러 넘어지셔서 노출(?) 노이즈 마케팅 같은거 하시기 없슴이에요 ㅋㅋㅋ

회색머신 17-04-03 21:55
Taping은 안할께요...ㅋㅋㅋㅋㅋ
㉯㉶㉳㉳㉱㉪ 17-04-03 22:50
앗... 그럼 볼거리가........
친구사이 17-04-04 23:48
음.. 워낙  몸의 대화만 하니 ㅋ
요새 매님 보단 옛날  매님들이  존경?스럽기  까지 ㅎㅎ
아 그리운 옛  언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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