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스 따윈 흔들흔들

로맨스 따윈 흔들흔들

비브라고 28 284



예전, 옆동네 자게에 올렸던 뻘글입니다.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서 퍼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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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 참치찌개 끓여놓을께 이따가 집에 들러서 먹고 가.


그 시간대면 밥 사먹을만한 데가 없자나.

편의점 김밥 같은거 사먹고그러지 말고.. 응?"








오후 4시 출근, 첫타임.

첫탐으로 두시간을 보면서

꽁냥꽁냥 잘놀고, 실컷 떠들다가

티를 나오는데,

내 납작한 뒷통수에다 대고

마치 마누라같은 멘트를 훅- 날리던 아이.



그렇게 4시부터 분주히 두탐.. 세탐..

저녁 챙겨먹고 또 두탐.

실장이란 녀석과 오뎅이랑 소주 2잔

살짝 들이키며 추운몸 녹이고



이제는 하루의 마무리 두탐.

지친 몸을 끌고.. 거마저 다 마치고나니

새벽 3시.



막탐에 만난 지명이랑

밤새 영업하는 근처 커피숍에서 다시만나

또 꽁냥꽁냥~ 수다삼매경.



"오늘은 집에 들어가 아님 인계동에서 자고가?"


별다른 대답없이

피곤에 쩔은 썩소 한번 씨익.


그 녀석 오피스텔 앞까지 흔들흔들-

체력이 방전된 팔자걸음으로 바래다주고..



새벽 4시가 넘어가는 시간인데

ㅅㅂ 갑자기 배가 고프다.

하얀 쌀밥이, 참치찌개가 먹고프다..





딩동~ 딩동~


"어~ 열려있어 드루와~"


"여태 안잤니. 4신데?"


"오빠 올거 같아서 기다렸어"



식탁엔 방금 뚝배기에 끓인듯한 참치찌개가

매콤한 냄새를 풍기며 보글보글~



하얀 고슬밥 한 공기와

그 옆 빨그무리한 멸치조림 한가지.

그게 반찬의 전부였지만

잘먹겠단 말한마디 제대로 못하고서

바로 폭풍 흡입. 쩝쩝쩝


너무 맛있어서, 따뜻해서.

그래서



밥한술 뜨는 와중에

갑자기 눈물이 한방울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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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 오늘 너무 배가 고팠어.

니 생각도 많이 났고.."


"체하지 않게 국물 떠먹고, 멸치라도 하나 밥 위에 얹어먹어요.

정말 대접할게 없는 밥상이지만

빠가 맛있게 먹어주고, 내 생각했다 해주고..

그러니까 난 너무 좋은거 있지~

이 시간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네~"



그렇게 그 날, 그 아이의 집에서

참치찌개와 따뜻한 밥 한공기를 얻어먹었다.

정말 숟가락을 딱 놓자마자..

벌떡 일어나 외투를 챙기며 바깥으로 나온거다.



그리고 바로옆 편의점에서 담배를 두갑 샀다.

하나는 내꺼, 하나는 그애 줄꺼.





톡을 열었다.


'잠깐 내려와봐. 이거 받어.'


'몬데?'


'일단 내려와봐. 보면 알지 뭘물어.'



담배다.

내 것과 똑같은 담배.

나시차림으로 나온 그 아이에게 던진다 휙-


"너 펴."







"자고 가도 돼. 나 낼 휴무야"


"아냐, 너도 피곤하잖아.

4시부터 지금 이 시간까지 몇시간이냐.. 쉬어"


"오빤 오늘 몇명 본거야?"


"너까지.. 4명"


"1시간씩?"


"아니 9시간"


"무지 피곤하겠다. 같이 올라가자. 내가 재워줄께"


"난 누가 곁에 있으면 잠을 잘 못자.

내일도 8시간 예약이라 이만 쉬어야 해.

잘자라. 담배 조금만 피구..

오늘 참치찌개 정말 맛있었고, 고마웠어.."



그렇게 인사하고 난 유유히 숙소로..

체력이 바닥나서 엎어질 것 같은

팔자걸음으로, 흔들흔들~







혹시나 이 아이가 입게될까,

낮에 마트에서 미리 사두었던 85사이즈의 
반팔티와 반바지는

내 숙소 침대위에 그대로 널브러져 있을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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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thor

Lv.1 ㉯㉶㉳㉳㉱㉪  비회원
0 (0%)
28 Comments
회색머신 16-12-29 22:32
역쉬...대단하십니다....
맘을 얻으시다니....부럽~~~~

맨날 내상만 당하는 저는...흑흑...ㅠ
㉯㉶㉳㉳㉱㉪ 16-12-30 14:34
제가 내상의 기억을 쓰기 시작하면....

그건 정말 눈물없이는 못볼 이야기 투성일겁니다 ㅋㅋㅋ

막 가슴이 아리고, 공감되고, 괴로움에 몸부림 치실거에요!!


20번 내상 후에, 1번의 즐달입니다.

5%의 확률이지요. 단골 식당에서 점심 드시다가 어느날 찌게에서 머리카락 나올 확률이에요.

절대 부러워 하시면 안됩니다 ㅋㅋㅋ
친구사이 16-12-29 23:05
헐.. 개부럽.. 
그 아이 가  부럽내여...  젠장 난  회비 도 못받는되 ㅡㅡ
담배 도 받고
㉯㉶㉳㉳㉱㉪ 16-12-30 14:35
담배 사드릴 수 있습니다.

회장님이신데요 뭐~ 그 정도쯤이야~~


대신, 오텡 만원어치 먹을겁니다 ㅋㅋㅋㅋ 쏘세요 오텡!!!
친구사이 16-12-30 22:42
만원어치
천원어치  오케?
㉯㉶㉳㉳㉱㉪ 16-12-31 17:20
오텡 천원어치 먹으면... 입만 배려요... -_-...


그럼 오천원으로 쇼부~~ 땅땅!!!
친구사이 16-12-31 18:35
음..오천원... 콜~
회장으로  그정도야..
저.. 담배 못펴요 ㅡㅡ
㉯㉶㉳㉳㉱㉪ 16-12-31 22:15
담배도 안피시면서 웨 부러워 하셨어요 그럼 ㅡㅡ;;

담배는 권하면 못쓴다니까 일단 오텡만 접수하겠습니다.

저는 오텡 엄청 잘먹거든요. 오천원어치 정도야.. 먹는데 2분도 안걸려요 ㅋㅋ
친구사이 17-01-02 21:27
ㅎㅎ  시간 나면 언제 나  콜~
solo 16-12-30 00:32
늘~ 너무 쉽게 들킬까봐
에피소드를 풀지 못하였는데..
저도 기억을 한번 소환해볼까요?
아!! 맞추기 금지입니다!!
㉯㉶㉳㉳㉱㉪ 16-12-30 14:37
헤롱옵이 정확히 1년 정도 인계동 선배이시긴 합니다만..

거의 다 맞출 자신이 있습니다, 그 시절 얘기라면요 ㅋㅋㅋ
아웃사이더 16-12-30 07:11
글을 읽고 그제서야 내가 좋아하는 이노래 플레이 버튼을 누릅니다.
김광석이 아니네요
하지만 제눈에는 눈물이...
당신이 많이 궁금해집니다.
앞으로 편하게 옛추억 나누는 공간이 되길
아무것도 없는 우리에겐 부러움의 대상이 되겠지만요
㉯㉶㉳㉳㉱㉪ 16-12-30 14:41
열심히 다니던 시절보다 24kg이 늘어났습니다 ㅡㅡ;;

대체 무엇이 부럽다는 말씀이신지 ㅋㅋㅋㅋ 어익후 엉덩이가 무거워서 일어나질..


사실, 읽을만 하지도 못한 글인데.. 서로 소통하는 재미에 이렇게 댓글도 주고 하시는

횐님들께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래서 최소한, 음악이라도 좋은걸로 듣고가시라고

BGM 고르는데 두시간씩 걸립니다 ㅠㅠ.. 글쓰는건 30분이면 되는데 말이지요.


요번 겨울 지나가기 전엔 꼭 유자차 얻어먹도록 하겠습니다.

제 얼굴 보시고 정대세랑 봉황당 중에 누굴 더 닮았는지 말씀해주시면 됩니다 ㅋㅋ
아웃사이더 16-12-30 18:59
이제 저녁 7시가 가까워집니다.
사무실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다시 봅니다.
아침에는 기차를 타고 떠나는 장면까지 보고 울었는데......다시보니 파병을 갔다와서 다시 만나는군요...
아침에 제가 흘린 눈물이 이별을 담았다면
지금 살짝 찡하는 눈물은 재회의 기쁨에 대한...감동이겠지요.
이별이 더 강렬하지만 그래도 저는 해피엔딩을 더 좋아하는듯 하네요...
제가 7년을 사귀면서 만나고 헤이짐을 반복했지만.....
그래도 결혼하고 수년이 흘렀지만....늦겨울 비오는 새벽 독서실앞에서 우산을 쓰고 날 기다리던 그 처자가 가끔은 생각이 나네요.
사무실에서 크게 틀어놓고 들으니 너무 좋아요..너무
제가 정말 좋아하는 노래이기도 하고....
제 감정이 흔들리는거 보이시죠...
참 오랫만에..비브님과의 긴 댓글놀이(?)를 해보니...
이또한 추억에 젖게 하네요.
여러 사람이 보고 싶고,
여러 사람과 만나고 싶었는데....
갈수록 보여주는 모습에 자신이 없어지네요...
남자나 여자에게...
그래서 밖에 드러나지 않는 이곳에서
이러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싶네요...
지금 직원들과 재고조사 끝내고
고향친구들과 스크린을 하러 갑니다.
제가 요즘 가장 좋아하는 것은....
골프와 그리고 BR님입니다...믿거나 말거나....ㅎㅎㅎ
㉯㉶㉳㉳㉱㉪ 16-12-30 19:51
나중에 커피숍에서 재회하지요. 조승우와 손예진.

아주 행복하고 예쁜 장면인것 같았는데, 반전이었어요.

조승우는 앞을 못보아요. 그저 손예진 앞에서만 보이는척 할뿐..

그러다가 'ㅇ ㅏ..' 하며 뒤늦게 그 사실을 알아채게 됩니다.

그 때부턴 눈물바다가 되는거더군요.. 영화속에서도, 관객들 역시도요..

요즘 흔해진 영화평론용 어휘로는 '신파극'이라 하더이다.

근데, 영화를 쭈욱 보다가 그 장면을 맞닥뜨렸을 때엔 도저히 피할 재간이 없습니다.

그냥 펑펑 같이 우는 수 밖에요..


한동안 인포도 마찬가지고, 키방도 그렇고..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어서 멀리하다가.

헤록님이 인포에 닉을 비추시고.. 지하도 보이고.. 운동장님도 글로나마 컴백하신듯..

히로님이나 개팔모님 등등.. 옛날 분들의 이름따라 눈팅만 하던 차에 헤록님 따라서 다시 귀향했습니다.


와보니까 좋네요 ^^.. 물론 그간 애쓰신 관리자님의 노력도 단연 돋보이지만,

ㅇ ㅏ.. 여기가 내가 원래 자랐던(?) 곳이구나 싶은 것이.. 가출했다가 오랜만에 집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잠시 두발 뻗고 좀 퍼질러 앉아서 쉬어야겠습니다.

내년부턴 제휴업소 위주로 천천히 마실이나 다닐까해요 ^^.. 같이 가시지요 앗사님~!!
아웃사이더 17-01-09 04:00
오늘 이사해요...더 나아지게 이사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좀 그렇지만....
현실을 직시하고....좀 분위기 바꿀려구요....멀리 가지 않지만....
그래서 내일 회사출근이 어려울 것 같아서....마감업무에 차질없게 지금 12월 마감자료들 점검하고 있네요...
현실이 좋아서 달릴기보다....저는 오히려 안좋을때 현실을 잊고 위로받고자 그녀들을 찾는듯....
거기까지 16-12-30 08:34
나 이거 본 기억이 남..ㅎㅎ
여기서 또 보니 새롭네요...

썰 더 풀어 주세요...
㉯㉶㉳㉳㉱㉪ 16-12-30 14:44
초보라서 썰이 부족하고, 호구라서 좋은 소재도 없습니다 ㅠ.ㅠ

ㅇ ㅏ. 호구짓 한거라면 얼마든지.. 한 300편 장편도 가능합니다 ㅋㅋㅋ


거기까지님의 후기가 그리운 오늘이네요.

예전에 종종 올려주시던 거기까지님표 후기, 제가 정말 팬이었는데 말이지요. 진심!!

가끔 좋은 글로 좋은 매님 소개 점 부탁 드립니다~ 요것도 200% 진심요 ㅎㅎ
거기까지 16-12-30 17:49
호구던 내상이던 진상이던
비브님의 썰 하나 하나가 다
다 주옥이잖아요...

그러니 어여....
㉯㉶㉳㉳㉱㉪ 16-12-30 19:41
그럼 1:1 교환으로 하시지요.

거기까님 후기 1편에 저의 호구짓썰 하나.

ㅋㅋㅋㅋ 엄청 남는 장사가 되겠군요 전~
거기까지 16-12-31 09:46
후기와 썰이 같은 급??

그거 보다 아예 모듬으로..

후기도 모듬.. 썰도 모듬..
㉯㉶㉳㉳㉱㉪ 16-12-31 17:22
헉~~ 듣고보니 일리가 있네요.

후기와 썰이 동급일 순 없지요.


그럼 조정하시죠.

후기 1편 올려주시면 썰 2개. ㅋ ㅑ.. 조건 좋다~

이래도 안하실 거에요? ㄴ ㅔ?
거기까지 16-12-31 18:33
No No No

제가 쓸수 있는 후기는 기껏 10편 내외..
비브님의 썰은 300개가 넘으니

이것을 등가교환 하면...

비브님의 썰 30과 저의 후기 하나...  ㅎㅎㅎ
이러면  되겠습니다...
㉯㉶㉳㉳㉱㉪ 16-12-31 22:16
와.... 엄청 논리적이긴 한데..

너무 힘들거 같아서 ;;;

쉴드 17-01-06 01:52
이런일이 전혀 없는 저는 아직도 초보입니다 ㅎㅎ
㉯㉶㉳㉳㉱㉪ 17-01-06 04:12
저도 사실 이게 '전생의 일'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너무 가물가물하네요 ㅋㅋㅋㅋㅋ
쉴드 17-01-09 02:48
있었다는게 어딘가유 ㅎㅎ
㉯㉶㉳㉳㉱㉪ 17-01-09 03:47
전생에선 제가 주인공이 아니었을런지도..


밥상이나.. 참치찌게 뚝배기였을지도 모릅니다 ㅠ.ㅠ.. 설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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