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미라지(Mirage)
하지만,
네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모습에
애틋함이 일고 감동이 밀려와
나까지도 스스로를 사랑하게 돼.
인생이란게 참 덧없다.
내가 아찔소 은혜의 후기를 올리려고
밤을 새어가며 머리를 싸매고 있던 즈음에
인포 은퇴님의 별세 소식이 느닷없이 들려옴.
그리 친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자주 댓글을 주고 받으며
어느 정도 그 분의 외로움을 알아가던터라 너무 심장이 아팠다.
그래서 은혜에게 해주고픈 딱 한 구절의 말만으로 후기를 마무리
"은혜, 네 덕분에 나도 내 자신을 사랑하고 싶어졌다." 는 말..
그녀도 미라지(Mirage)
매년 이맘 때면 한번씩 찾아오는
이 바닥의 신기루(蜃氣樓)
가까이 있는듯 손을 뻗어 잡으려하면
실상 닿지 못하는 허상의 그림자.
하지만, 그녀는 그녀일 뿐.
내가 그리고, 바라던 내 눈속의 그녀는 아니었다.
수많은 다른 인연의 실타래들이 정신없이 마구 엉켜있던
스무살 남짓의 평범한 여자아이.
잡으려 해본 적도 없지만 실제 잡을수도 없었던
뜬구름 아래 비치는 산그림자 같던 아이.
그녀의 그 많던 염문들을 '눈가리고 아웅'..
- 모른척은 이 바닥의 제일가는 미덕 아니던가.
매년 꼭 한번씩은 이런 아이들이 내 눈앞에 등장하더라.
이 짓도 해를 거듭하다보니
마치 필모그라피(Filmography)처럼
때론 징크스(Jinx)처럼 매번 나를 찾아드누나.
아무려면 어떠랴
신기루는 그저 신기루일 뿐인 것을
눈뜨면 곧 사라질 안타까움일 뿐인 것을.
사실, 내 기억의 저장소에 쌓아둔 것들도 이젠 빛이 바래는 판국에
누굴, 얼마나, 왜 만났었는지 이젠 기억도 안나는데마랴.
가끔 나보다 더, 나를 잘아는 사람들이 등장하더라, 업주든, 손님이든.
나비효과처럼 무한 확장되는 결과의 파장, 그 원인으로 나를 지목하며
내 필모그라피를 꿰고 있다가 제3자, 제4자 에게 지속적으로 전파해주시는 분들.
더 신경 써드리고 싶지만 아쉽게도,
그대들은 매년 신기루가 나타날 때 함께 등장하는 징크스쯤으로만..?
2015년 10월이었나 11월이었나, 은퇴님 비보를 듣고
고인의 삼가 명복을 빌며 추모의 뜻을 삼아 작성했었던 수원권 모듬 후기에
아찔소 은혜 부분을 발췌하고 설명한 부분임. 어쨌거나 말이지.
내가 쓰려는 글이
さてさて, はりほどのことをぼうほどにいう
침소봉대(針小棒大) 한듯 느껴질 때,
'별것 아닌 일에 나혼자 지나치게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일까'
스스로 질문을 던져본다.
'저런, 침소봉대하게 말하는군' 이란 일어 한줄은 그냥 추임새 겸
무비의 하리가 떠올라 침(針. はり 하리)의 발음을 넣어본 것 뿐이고..
달림도 그렇고 후기도 그렇듯 자신에게만 의미가 있으면 되는 것이란 판단 하에
바늘을 작대기라 하건, 고양이를 호랑이라 하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싶더라.
그래서, 정작 후기를 써야할 땐 적잖이 망설여지는 것이리라. 모가 될지 도가 될지.
그들의 눈엔 보이지 않으나
내 눈에만 보이는 미라지(Mirage)
결코 내 손엔 닿아주지 않으나
타인의 혀끝에서만 돌고도는
허망하기 짝이 없는 신기루(蜃氣樓)
나는 어느덧 5번째 그것과 마주한 것인가.
벌써 햇수로 5년차가 되었고, 다섯번의 신기루를 마주했지만
사실, 헤롱옵이 예전 올리신 '90도 혜빈' 후기의 내용에
정말, 하나 더하거나 뺄것 없이 정확한 표현과 내용들..
- 특징적인 억양없는 말투, 그러나 공손하기 그지없는 단어들.
중상이라 하기엔 부족한 듯 허나 예쁘장한 와꾸는 분명했고 호감가는 스타일.
초심자에겐 얼핏 공기반소리반, 자부심을 선사할 스킬인지는 모르겠으나
키방에 찌들만큼 찌든 이들에겐 그저 정형적인 패턴과 멘트의 반복. -
여전히 결론은 그러하다.
그저 신기루는 신기루일 뿐인 것을.
잦은 기침 뒤에 찾아오는 타는듯한 목마름
내 부적절한 갈증을 그대로 투영하는
한낱 유혹의 허상일 뿐인 것을.
목마른 자가 사막에서 신기루를 만나면 반드시 죽는다고 한다.
야자수 아래 펼치진 오아시스를 멀리서 발견하고 따라가보면 결국 그것은 신기루.
뜨거운 공기가 지표에 만들어낸 치명적인 허상.
갈증이 더할수록 판단은 흐려지고, 계속 신기루만 쫓다보면 어느새 그 곳은 죽음의 문턱.
타죽을줄 알면서도 불길에 뛰어드는 불나방과도 흡사한 것이겠지.
나도 알고 그대들도 안다.
유흥이란 아득한 사막 같은 것이고, 그녀들은 신기루와 마찬가지라는 것을.
알면서도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쏟아부었던 돈과, 시간과 노력들이 참으로 아깝고 허망한 것인줄 진작 알고 있으면서도
이렇게 매일 어리석은 선택을 하며 살고 있는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