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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님의 멋진 이 글에 댓글달고 싶었는데
아쉽게도 타이밍을 놓쳐버렸네요;;
늦은감이 없지않으나 여기에다가 마저써봅니다 ^^
(댓글로 쓰다가 날아가버려서..)
집에 가는 길 컴컴한 하늘을 은은하게
비추는 이가 있어 그 빛을 우러르며
'당신은 행여 누구의 것입니까' 물었더니
뒷마당에 정한수 떠다놓고 먼길 떠난
임의 무사를 비는 어느 아낙의 것이요
백발같은 새치가락 쓸어넘기며
흘러간 세월을 한탄하는 어느 노인네의 것이요
절구질하는 달토끼들을 상상하며
행복해하는 어느 아이들의 것이기도 하다 합디다
이거참 애매모호한 답이로다싶어
애절한 심정으로 다시금 달빛을 우러르니 그는,
밤이 머무는 들녘 풀잎사귀들 위에
예쁘게 내려앉아 은빛 들판을 물결치게 하고
잔잔히 고여있는 한밤의 계곡물 수면에서
탐방거리며 노는 물잠자리들을 반짝이게 하며
잠못 이루나마나 온밤내내 서서있는 마을입구
대장군님의 화난 얼굴조차 환히 밝혀주느라 음-
무에되든간에 내 베품은
'치우치지 않는 천칭의 추' 같아야 하지 않겠냐며
웃는 낯으로 말하고
돌아서서 혼자 조용히 울먹입디다,
그믐달 그어진 새벽에 밤이슬 맺히듯.. 말이지요
달빛도 외롭습니다
그 빛이 더이상 들지않는 당신의 심장이 허하듯
그도 미무(迷霧)속에서 가끔 처연(凄然)해보입디다
부디 '나에게만 비추어진 달빛이라 소중하다' 마시고
일그러진 양은그릇처럼 못난 우리 군상을 두루 보듬어주는
애잔하고 따사로운 달빛이라 여기시어
오랫동안 아껴주셨으면 하는 마음 간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