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쓰지 못한 나머지 이야기들 -
1.
예전 내가 알던 그 위치는 아니었다.
바뀐 장소로 둘러둘러 찾아가 천신만고 끝에 도착.
엘리베이터를 타는데 수상쩍은 아줌마 한분이 함께 탄다.
X층을 눌렀더니 잠자코 보기만 하는게 왠지 좀 찝찝하다.
엘리베이터 안에서 자꾸 날 힐끗힐끗 쳐다보는데
이 아줌마가 왜이래.. 싶을 정도. 그리고 도둑이 제발 저린다고,
내가 나쁜 짓(?) 하러 가는걸 이 아줌마가 혹시 알고 있나..? 라는 생각이.
그 층에 내려서 호실을 찾고, 그 앞에서 초인종을 눌렀는데.. 아뿔싸.
함께 내렸던 아줌마가 내리자마자 집집마다 초인종을 죄다 누르며
저기 끝에서 주~욱 훑어오고 있는게 아닌가.
등에 작은 쌕을 매고 부지런히 그짓을 하는거 보니 뭔가 검침을 하는
알바인듯 했다. 자기 일처럼 열심히는 아니고, 대충대충..
그래도 빠지는 집 없이 문도 가끔 탕탕 두드려가며 그러고 있었으니.
ㅇ ㅏ.. 큰일났다. 초인종은 내가 이미 눌렀고..
그 아줌마는 마침 바로 맞은 편 문짝을 심하게 두드려대는 중이었는데,
그 와중에 수정이가 툭튀하면 뭔가 눈치를 채거나 하지 않을까 내심 조마조마.
철컥- 문이 살짝 열리자마자 쏜살같이 방으로 쑥- 들어갔다.
그녀가 내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할 시간도 없이, 얼른 문을 쿵 닫고 들어가니
그녀도 살짝 놀란듯, 눈이 똥그랗다 ㅋ
2.
수정아 안녕~!!
저.. 아세요?
당연 알지, 너도 나 알껄~ 이라는 생각에 멀뚱히 한번 쳐다본다.
수정이 아니니? 나 기억 안나?
맞는데요. 근데 저 오빠 본적 없는데..?
그러고나서 자세히 보니.. 어랏.. 왠지 그녀가 아닌듯한 것 같기도..?
(당황하며..) 그럼.. 누..누구세요 -_-?
제가 수정이라니깐요, 오빠 첨보는데? 누구지??
아..아닌데; 어.. 수정이 아니었나 -_-;;
맞아요. 제가 수정이에요.
사실, 얼굴을 제대로 보고나서 더 당황했던게
내가 여태 기억하던 그녀와 얼굴이 좀 많이 다르다.
ㅇ ㅓ.. 그게.. 죄송해요. 제가 잘못 찾아왔나봐요.
제가 알던 수정이랑 다른 분이시네요.. -_-;;
실장님이 호실을 착각하고 잘못 알려주셨나.. ㅎ ㅓ참...;;
오빠.. 저 수정이 맞다니까요.
ㄱㅉ에 있었고, ㅎㄹㅊ에 있었던.
근데 이상하다, 난 왜 오빨 본 기억이 없지..?
저도 오늘 첨보는 분인거 같은데;;
내가 아는 수정이는 일케 이쁘게 안생겼는데;;
뭐래.. 콱..!!
오빠, 나 어디서 봤는데?
음.. ㅎㄹㅊ에서 첨 봤나? 아님 ㅇㅅ?
ㅇㅅ에서 보고나선 후기를 썼더라고, 그래서 기억하는데..
와.. 난 한번 본 사람은 거의 다 얼굴 아는데.
오빠는 첨보는 얼굴인거 같아. 후기? 닉이 뭐야?
닉 그런거 없어 -_-;
그냥 할인 받을라고 후기 썼었는데 지금은 안쓴다.
서로 계속 긴가민가 하면서, 고개를 갸우뚱갸우뚱 하면서도
어느새 우리 둘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의자에 앉아있더라.
얘가 진짜 수정이가 맞는지 아닌지 확인도 할겸..
그녀가 여태 근무했었던 곳을 내가 주욱 읊었더니 매우 신기해한다.
나도 헷갈리는데.. 오빤 어케 그걸 다알고 있어?
내가 너.. 자꾸 어긋나서 많이 보진 못했지만.. 나름 계속 인연이 있었어.
항상 널 볼려고 하면 뭔가 일이 터지고, 중요한 다른 일이 생겨버리고..
근데 내게 그런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자꾸 수정이 네 이름이 맴도는거야 ㅎ
웃기지? 실제로 본건 정말 한두번 일텐데..
3.
그렇게 보따리를 풀기 시작한 얘기는,
ㄱㅉ시절 괜찮은 아이가 있더라~는 소문을 들은 것부터 시작하여
그녀가 ㅎㄹㅊ에 처음 온 날, 첫탐을 노렸던 사람이 바로 나였는데
당시 지명아이 때문에 그러질 못했고, 그 후 또 호시탐탐 기횔 노리다가
예약을 잡으면 이번에는 수정이가 출펑내고.. 내 지명이 은퇴하고나서
이번엔 수정이 꼭 봐야지 했다가.. 다른 누군가와 새로운, 말도 안되는 인연이
갑자기 생겨 이 바닥을 함께 수개월간 잠정 은퇴를 했던 탓에 또 못보게 되는.
그녀가 다른 가게로 옮겨갔을 때 역시 1번 보고나서 또 봐야지 했다가
중요한 약속이 급하게 생겨버린 통에 예약시간을 바꿨더니 다른 매님을
보게 되었고, 또 그런 후로 한동안 그 매님만 보러 다녔다능 ㅋ 그지같은 사연.
뭐 뒤에도 항상 그런 식이어서 늘 말로만 수정이수정이 하다가
세월만 늘어져 버렸다는.. 그녀에겐 그닥 중요하지 않은 이야기, 그냥 내 이야기.
4.
언제까지 테이블에 앉아 있을거야.. 저기 침대 놔두고.
헐.. 야아.. 니가 먼저 가자고 하면 안되지.
뭐 어때? 이리 와~
라면서 그녀가 먼저 자리를 잡는다.
어쭈 욘석봐라.. 날 정말 잊고 있나보네.. 하는 맘으로
음흉한(?) 미소를 띄며 그녀 곁으로 슉- 다가갔지.
수정이도 세월로 5년.. 중간에 쉰거 빼면 약 3년..?
요물이 되어도 이미 되었을 세월이고, 꼬리가 열두개쯤 자랐어도
이상하지 않을 짬밥이긴 하다. 근데, 그래도 이건 아니자나..?
듣보잡이긴 해도.. 내가.. 으으음.. ㅋㅋ 시껍했을텐데 그때 ㅋㅋ
겁도 없이 날 끌고가서는 침대에 뉘이고 살살 도발을 하는 그녀.
어므나 ㅅㅂ~ 이렇게 훅- 들어오기가 어딨어,
아까 앉아있을 땐 뽀뽀도 안할 사람처럼 굴더니..!!
ㅇ ㅑ.. 난 암말도 안했는데.. -_-
우워~ 어뜨케 진짜.. 이 오빠 안되겠네~
그러더니 이 녀석 날, 설날 동태전 뒤집듯이 휙 뒤집는다.
훗.. 나 예전보다 이십여키로 살이 더... 으헉..!!
초 간단히 뒤집혔다;; 여자애가 뭔 힘이 이리 쎄누 ㅅㅂ -_-;;
그래도 어설픈 공격에 넘어갈 내가 아니다. 그간 쓴 돈이 얼만데..
이런 얽기섥기한 스킬로 어찌...ㅋㅋ 으핡~!!! - 0-;;
ㅇ ㅏ!!! 생각났다 생각났어!!!
오빠 비XXX 맞지?
플레이 해보니까 조금씩 생각이.. 아, 기억난다~
뭐 좋은 기억도 아닐텐데 굳이 기억을 하고 그래.. -_-
내 몸이 기억하나봐 ㅎㅎ 이 끈질긴(?) 공격을 ㅋㅋ
어후.. 이제라도 기억해주니 고맙긴헌데..
으음.. 우리 하던거 마저 해야지? 그치?
아냐아냐~ 이젠 오빠 차례야~
나 계속 괴롭혔겠다~? 딱 거기 대!!
5.
언젠가.. 좋았던 한 아이의 후기에 썼던 표현처럼
시시콜콜 친한척 해주는 마음씨 착한 수정이였고
시시콜콜 허나 또 한껏.. 예쁘기도 예쁜 그녀였다.
이제 천진난만한 꼬맹이 같다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을만큼
어엿한 여자 느낌이 물씬, 농염하기까지한.. 이걸 우짜면 좋노~
예전엔 함께 누워있어도 그닥 두근거리지 않았던 것 같은데
이번엔 달랐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소리가 그녀에게 들릴까봐
걱정될 정도로 가슴이 뛰더라는, 순간 내가 왜 이러지? 싶더라는..
횐님들께 돌 맞을 각오를 하고 박한별 사진을 땋 집어들었는데 ㅋ
리즈시절 박한별은 아니고.. 요즘 보이는 박한별의 사진과 좀 닮았더라는
어마어마한 뻐꾸기 ㅋㅋㅋ 박한별 팬분들은 얘 왜이래, 미쳤어? 하면서
이 글에 마구마구 악플을 다실 수도..!! (제 눈이 좀 삐꾸라 죄송합니다 -_-;;)
아, 억울해.. 수정이 아직 만나시는 지명님들..!! 수정이 정말 예뻐진거 맞죠..?
뭐 삐꾸같은 눈알이란 욕을 먹든지, 걔 그만큼 예쁘다맞다 라는 공감을 얻든지
좌우간에 나는 더 얻을 것도, 잃을 것도 없는 처지라 ㅋㅋㅋ
6.
담번에 그녈 만나러 갈땐 맛있는걸 좀 사들고 가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젖살이 빠져 날씬해지고 더 예뻐지긴 했는데,
뽀동통했던 예전 모습만 기억하다 막상 만나니 좀 안쓰럽고 미안하더라.
초밥이라도 좀 사다먹일껄.. 하는 후회가 쓰나미처럼 초 ㅏ ㅇ ㅏ.. ㅠ.ㅠ
네 곁에 있어주지 못하고, 그저 스치듯 한두번 만났던 나를..
잊지않고 여태 기억해주는 고마운 우리 수정이.
내가 늘 듣보잡에 존재감없는 사람이라 떠올리기 쉽지 않았을텐데..
(진상이었던건 기억하지말지 그랬어 ^^;;)
그래, 고마운건 고마운거고.
오늘 내게 준 환상적인 고통(?)은 가까운 시일내에 꼭 되돌려주마 ㅋㅋ
그동안 멘탈 단단히 잘 다듬고 있길 바래~♡
넌 나에게 목욕비를 주었어!! (왠 목욕비 ㅡ.ㅡ;;)
※ 말이 무삭제지, 절반이상 사전검열에... 아시죠? ㅋㅋ